2014 브라질 월드컵
2014.07.17
돌아온 ‘전차 군단’ 독일이 월드컵을 들어올리며 한 달여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여정이 막을 내렸다. 이번 월드컵에서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은 조별 예선 탈락의 이변을 연출했고, 개최국 브라질은 4강전에서 1-7로 대패하며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그런가하면 아시아 국가인 한국, 일본, 이란, 호주 대표팀은 조별 예선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네 팀 합산 3점의 승점만을 챙기며 쓸쓸히 퇴장했다. 8강 이상의 성적까지 기대했던 한국 대표팀은 1무 2패의 성적을 남기고 2회 연속 원정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SBS 단독 중계로 진행되었던 2010 남아공 월드컵과 달리 2014 브라질 월드컵은 지상파 3사에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공동 중계를 진행했으나, 시차로 인해 새벽과 아침 시간에 중계를 진행해야 하는 악조건과 더불어 기대치를 밑도는 성적으로 인해 기대만큼의 시청률을 거두지 못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기간 동안의 SBS 평균 시청률은 6.6%로 이는 전년도(2009년) 동일 기간, 월드컵 1개월 전보다 각각 1.6%, 1.9% 상승한 수치다(닐슨코리아, 13개지역, 가구 기준). 지상파 3사 동시 중계를 진행한 이번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월드컵 기간 3사 합산 시청률은 12.0%로 전년도(2013년) 동일 기간 보다는 0.4% 하락, 월드컵 1개월 전보다는 0.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널 별로는 KBS2만이 전년도와 전월 대비 모두 상승하는 추이를 보였고, MBC는 전월 대비 상승(전년도 대비 하락), SBS는 전월과 동일(전년도 대비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그래프1 참고).
월드컵 중계 채널의 시청률이 기대만큼 상승 양상을 보이지 못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을 꼽을 수 있다. 4월 세월호 참사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광고주와 방송사가 사전에 다소 소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밖에 없었고, 개막 후에는 시차로 인해 주요 경기가 TV 시청량이 적은 자정부터 아침 시간대에 포진해 있어 시청자를 폭발적으로 끌어들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한국의 조별 예선 세 경기 모두 평일 아침 출근∙등교 시간에 편성되었던 점은 악재로 작용했다. 결국 16강 진출이 좌절되면서 월드컵을 향한 관심을 지속∙확장시키는 데 실패했다.
월드컵 중계 방송을 시청한 시청자들의 성연령별 구성비를 살펴보면, 지난 남아공 월드컵 대비 이번 브라질 월드컵의 30대 이하 젊은 세대의 구성 비율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 주요 경기가 새벽∙아침 시간대에 포진해 있었던 만큼 젊은 세대들은 TV를 택하기보다는 이동 중 시청이 가능한 device를 통해 경기 중계를 시청하는 경향을 보였을 가능성이 크다(그래프2 참고).
이번 월드컵에서 지상파 방송 3사가 각각 320억의 중계권료를 지불했지만 약 150억 이상의 손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TV가 가진 영향력의 변화와 축구 대표팀의 전력 및 시차 등을 고려하여 보다 합리적인 중계권료 책정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Media Audit Korea 제공